「느린 별의 아름다운 여행」… 영화와 음악, 그리고 사람을 통해 장애와 인권을 이야기하다.

가을이 깊어가는 10월의 밤, 별빛 아래 영화 한 편을 함께 보며 서로의 삶을 바라보는 시간이 마련된다.
라르쉬장애인자립생활센터(센터장 이명주)는 오는 10월 8일(목)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웅천친수공원(여수시 예울마루로 37-40)에서 「여수시민과 함께하는 장애인식개선–제4회 여수장애인권영화제 ‘느린 별의 아름다운 여행’」을 개최한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 여수장애인권영화제는 영화라는 친숙한 문화예술을 통해 장애인의 삶과 권리를 시민들과 나누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며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위해 마련된 영화제다.
특히 올해 영화제는 ‘장애인을 이해하자.’는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와 춤, 연주로 표현하고, 시민들과 함께 체험하고 영화를 관람하며 ‘우리’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만나는 자리로 꾸며진다.
별빛 아래 펼쳐지는 작은 영화제
영화제가 시작되기 전 오후 2시부터는 웅천친수공원에서 다양한 체험부스 운영과 공연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장애인 활동가들의 댄스공연을 비롯해 별밤버스킹과 재능있는 지역민의 찬조공연이 펼쳐진다.
여수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김영주센터장의 색소폰 연주와 자폐성 장애인인 김시영 활동가의 피아노 연주도 이어진다. 여기에 4행시 이벤트와 라탄 만들기 체험이 더해져 관객들이 단순히 공연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영화제의 한 장면을 직접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했다.
무대 위에 서는 사람과 객석에 앉은 사람의 경계를 허물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웃고 박수치며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것이 이번 영화제가 그리고 있는 풍경이다.
영화 속에서 만나는 ‘우리’의 이야기
오후 4시, 개회선언과 함께 본격적인 영화제가 시작된다.
개회사와 기념촬영, 축사에 이어 라르쉬센터가 제작한 「느린파도」 영상과 장애인권 단편영화가 관객들을 만난다.
화면 속에는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다.
누군가는 조금 느릴 수 있고, 누군가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삶의 속도와 모습이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의 삶이 덜 소중한 것은 아니다.
이번 영화제는 영화를 통해 장애인을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바라보는 익숙한 시선에서 한 걸음 벗어나,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결정하며 지역사회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동등한 시민의 모습을 함께 바라보고자 한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4행시 공모전 시상과 폐회사가 이어진다.
시민들이 직접 영화제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시간이다.
해가 지면 시작되는 가을밤의 야외영화
그리고 오후 6시. 해가 서서히 지고 웅천친수공원에 어둠이 내려앉으면, 영화제의 또 다른 시간이 시작된다.
가족과 친구, 이웃이 나란히 앉아 가을밤의 공기와 함께 장편영화를 감상하는 야외 영화 상영이 진행된다.
평소에는 산책을 하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던 공원이 이날만큼은 하나의 커다란 영화관이 된다.
스크린을 바라보며 함께 웃고, 때로는 마음이 먹먹해지고, 영화가 끝난 뒤에는 서로에게 “어땠어?”라고 이야기를 건네는 시간.
그렇게 영화는 장애와 인권이라는 조금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로 바꾸어 놓는다.
느린 별처럼, 서로 다른 속도로 살아가는 우리
「느린 별의 아름다운 여행」이라는 영화제의 이름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모두가 같은 속도로 살아갈 필요는 없다.
누군가는 빠르게, 누군가는 천천히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서로 다른 모습과 속도로 살아가지만, 각자의 삶은 그 자체로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
라르쉬센터는 이번 영화제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넘어 서로의 삶을 바라보고, 다름을 낯선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작은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라르쉬센터 관계자는 “장애인식전환은 장애인을 특별한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동등한 시민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된다.”며 “이번 영화제가 영화와 음악, 그리고 사람을 통해 서로의 삶을 조금 더 가까이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마다 살아가는 모습과 속도는 다르지만, 그 모든 삶에는 저마다의 빛이 있다.”며 “‘느린 별의 아름다운 여행’이라는 이름처럼 여수시민 모두가 가을밤 별빛 아래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만나고 함께 웃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제4회 여수장애인권영화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여수시의 지원과 라르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주최로 진행되며,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 장애인복지 관계자뿐 아니라 여수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