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회장 채태기)는 오는 5월 27일(화), '제29회 전국농아인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대회는 '모두를 위한 평등, 농인의 권리가 존중받는 포용사회'를 주제로, 농인 공동체가 직면한 현실을 점검하고 실질적인 정책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전국 단위 행사로 준비되었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농인을 '배려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번 대회는 이러한 시각을 넘어서 농인의 권리를 보편적 인권의 관점에서 조명한다. 수어와 자막은 단순한 편의시설이 아닌 농인의 삶을 지탱하는 언어이자 존재의 기반임을 강조하며, 방송·사법·교육·의료 등 공공영역 전반에서의 실질적 정보접근 보장이 선택이 아닌 의무임을 분명히 할 예정이다.
제29회 전국농아인대회는 6월 3일 '농아인의 날'을 앞두고 개최되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전국의 농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험을 공유하고 농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연대의식을 강화하는 연례 최대 규모의 집회로 자리 잡아온 만큼, 올해 역시 농인 공동체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대회에서는 개회식과 수어공연과 함께 농인의 언어권·정보접근권 보장을 촉구하는 결의문이 채택될 예정이다.
이번 결의문은 형식적 선언을 넘어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 2016년 제정된 한국수화언어법이 법제화 이후에도 농인의 일상에서 여전히 체감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 대한 깊은 우려를 바탕으로, 실질적 권리 보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특히 농인의 권리가 헌법과 국제인권규약이 보장하는 정당한 권리임을 강조하면서, 방송·사법절차·교육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농인이 실질적 평등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 전체의 민주주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척도라는 점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채태기 회장은 “농인의 권리는 더 이상 사회의 주변부에서 논의되어서는 안 된다”며 “수어와 자막이 농인의 삶 속에서 일상적이고 당연한 권리로 작동하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행동하고 연대할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