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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컬럼] 선택
  • 문현숙 기자
  • 등록 2022-11-14 09: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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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컬럼] 선택


박철민 (전-오산세교복지타운 총괄관장/2동탄 중앙교회 선교목사)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크고 작은 선택을 하게 된다. 중요한 건 그 선택에 대한 책임 역시 따르게 된다는 사실이다. 책임 없는 선택과 선택 없는 책임은 사회를 병들게 한다. 복지관을 운영 할 때도 존경받는 리더는 책임을 져주는 사람이다. 모든 영광은 자신이 누리려 하고 책임만을 직원에게 묻는 리더라면 직원들이 그를 따를 리가 만무하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있은지 10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대한민국, 서울, 이태원에서 다시 일어났다. 너무나 안타까운 것은 세월호 참사와 오버랩되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세월호 참사 당시 구호 현장의 중심에서 진도지역 노인복지관장으로 세월호에 구출된 단원고 학생들을 위해 어르신 자원봉사 발대식 후 전달하려고 했던 티셔스와 운영법인의 인큐베이팅 사업비를 쓰기 위해 법인에 연락해서 긴급하게 여성용품, 속옷, 빵, 우유, 진도에 팔고 있는 등산복 바지를 몽땅 사서 지원 한 적이 있다. 직원들 역시 물에 빠져서 진도실내체육관으로 이동해온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텐트와 수건을 챙겨가서 물에 젖은 옷을 갈아입히는 것을 시작으로 생필품지원, 세탁차량 지원으로 함께 했었다. 아비귀환이었던 당시의 상황들을 돌아보니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 당시에 어른으로써 미안하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결국 다시 안타까운 젊은 청년들이 죽어가는 현장 속에 어른으로써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게 너무나 마음아프다. 


 세월호 현장과 마찬가지로 골든타임을 놓치고 156명의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면서 압사로 사망하는 현장 속에서 고통 속에 죽어가는 절규의 현장을 생각하니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유가족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20세 성인이 된 첫 할로윈 데이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으로 향했던 딸, 그 딸에게 용돈을 주며 다녀오라고 말했던 엄마의 마음, 호주에서 함께 여행 온 친구의 시신조차 찾기 어려웠던 외국인, 주민등록이 아직 생성되지 않아 신원조차 확인하기 어려웠던 10대 학생, 다시 2014년 4월 16일에 일어났던 악몽이 재현되어 대한민국 국민들이 또 다른 슬픔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철저히 참사의 진상을 파악하여 서로에게 책임을 떠 넘기기보다 책임의식을 가지고 다시금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고취시켜야 할 것이다. 


 요즘 장애인활동지원사 양성과정 강의를 하면서 장애인들의 자기결정권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자기결정권은 개인의 자율성과 선택권을 의미하고 있다. 자기결정권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존엄권, 행복추구권, 사생활권과 관련 있는 권리로 특별히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은 너무나 중요하다. 특히 정신장애인은 판단능력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자기결정권이 무시되기도한다. 자립생활의 이념원리 중 하나인 “장애인 욕구와 그 욕구를 어떻거 충족할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장애인 자신이다.”라는 말은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라는 의미이다.  물론 이번 참사같은 상황에서는 장애인들은 더욱 재난에 취약한 상황이 된다. 오산에서 장애인복지관장을 겸직하던 시절, 장애인주간보호센터 이용장애인 부모들이 지나가는 소리로 2층에 위치해 있는 우리 자녀들은 화제가나면 죽으라는 거지요? 라고 말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화제가 나면 휠처를 타고 이동하는 장애인들은 엘리베이터가 작동이 중지되기 때문에 화제나 재난상황이 되면 비상구를 이용해서 계단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동이 용의하지 않기 때문에 복지관 내 경사로가 없고 미끄럼틀처럼 보이는 화제 대피용 시설이 마련되지 않는 것을 빗대는 예기였다. 이번 참사를 통해서 재난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여 장애인들 역시 재난 현장에서 구조에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안전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권한과 책임이 함께 이루어지는 성숙한 대한민국의 복지현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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